우리는 산업군을 공부할 때 경제적 해자에 대해서 공부해야 한다. 사실 투자에 있어서 그 산업의 어떤 경제적 해자가 있는지 어떤 기업이 경제적 해자를 갖추고 있지, 그 경제적 해자가 미래 10년, 20년에도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 따져보고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우리의 투자금은 피 같은 돈이지 않는가. 따라서, 다른 부분들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경제적 해자라고 생각된다. 반도체 산업 경제적 해자 및 네덜란드 기업 ASML의 경제적 해자가 무엇이 있는지 분석해보자.
ASML
ASML기업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있어 무조건 필요한 EUV장비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요한 EUV 장비를 통해 독과점 시장을 차지했고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다. 독과점 기업이라는 것이 가장 이점이며 여전히 주가 상승 모멘텀이 남아있는 반도체 산업의 가장 중요한 기업이다. 반도체 장비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함으로 계속해서 공급이 필요하고 10 나노 미만 비메모리 생산에 있어서 EUV 장비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사용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산업의 방향성은 나노의 미세공정을 누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지의 경쟁이다. 그러기 위해선 EUV의 장비가 필수적임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 주문이 몰리고 있다. 경기침체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EUV 장비의 수요는 늘어나고 공급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ASML에게 매우 좋은 상황이고 반도체 기업들도 지금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성과 새로운 3 나노, 2 나노 기술력을 출하할 시기가 늦춰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SML의 2분기 대중국 거래 비중은 10%로 1분기보다 20% 이상 대폭 하락했다. 미국의 압박과 EUV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고객들은 중국보다 한국, 미국에 있기 때문에 TSMC나 삼성전자 등을 선택한 것으로 전망된다. 노광장비가 없다면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가 일어나더라도 미세공정이 불가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력이 매우 떨어지고 도태될 것이다. 이제 반도체 산업은 EUV 공정의 시대다. 반도체의 기술력 향상과 경쟁력은 장비의 유무 및 장비 수를 통한 규모경제 실현이다. 테스트 효율 및 수율이 향상되고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경쟁력과 영업이익 상승으로 기업 성장력을 더 키울 수 있다. 즉,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은 ASML이 결정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슈퍼 을의 위치에 있다. 더불어, 지금 같은 하락장, 미국의 중국 제재로 인한 기업 불안감 증가, 그리고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 감소(반도체 겨울) 등 반도체 산업의 안 좋은 상황에서 누가 이기든지 상관없는 포지션인 ASML은 아주 매력적이다.
높은 기술력
현재 삼성과 TSMC 두 기업만이 3나노 미세공정이 가능하다. 삼성은 GAA 기술을 적용해 3 나노 기술력이 TSMC보다 더 높다고 평가받는다. 실제로 TSMC는 핀펫 기술을 사용하고 3 나노 공정 출하는 지연된 상황이다. 하지만, 기술력이 높더라도 3 나노 미세공정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많이 없을뿐더러 애플은 TSMC의 주요 고객이 되었다. 그 이유는 애플과 삼성은 휴대폰 사업으로 서로 경쟁자이기 때문에 기술력이 더 좋다 하더라도 애플의 설계도 및 내부 성장력을 숨기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플은 TSMC의 거대 고객이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기술력이 결정적 성장 모멘텀이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기술력에 비해 비싼 가격과 설계 및 제품, 그리고 경기 하락 우려(시장 상황)를 수용할 만한 기업들이 많지 않아 파운드리 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TSMC와 애플은 현재, 3나노 공정 기술을 도입하면서 칩 가격 인상에 대해 차질을 겪고 있다. 그렇다고 애플이 삼성전자와 손을 잡을 확률은 매우 낮다. 애플은 한때 삼성전자에 칩셋 제작을 맡겼지만, 스마트폰 특허소송을 시작한 뒤로 완전히 관계를 끊었다. 따라서, TSMC에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TSMC가 내년부터 6~9%가량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다. 이후 협의를 통해 3~6% 선으로 낮추는 쪽으로 새로운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애플은 거부했다. 애플이 이 제안을 승낙하게 된다면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을 올렸고 반도체 공급 부족 등으로 올리지 않았던 가격이 올라가면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보통 가격은 생산자 쪽에서 정한다. 고객사에 따라 협상 여지는 어느 정도 있지만, TSMC가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아닌 엔비디아, AMD, 미디어텍 등 다른 기업들은 올해 가격을 20% 올린 것으로 수용한 입장이다. 그러나 애플은 TSMC의 매출 25% 차지하는 최고 우량 고객임으로 애플이 TSMC에 물량 배정을 하지 않는다면 TSMC가 휘청할 수도 있다.
파운드리 시장
엔비디아가 새로운 GPU생산을 대만의 TSMC에 맡겼다. GPU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AI(인공지능) 연산에 필수적인 두뇌 역할 반도체다. 이전 세대 제품은 삼성전자에 맡겼지만, 신제품은 TSMC로 바꾼 것이다. 퀄컴은 오는 11월 출시하는 스마트폰 두뇌 반도체(스냅드래건 8 1세대)를 삼성전자에게 맡겼지만, 올 5월 TSMC로 갈아탔고, 다음 모델도 TSMC를 택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만든 칩이 발열과 성능 저하 문제를 겪었다는 것을 근거로 삼성전자를 이탈하면서 큰손들을 잃었다. 기업 간의 경쟁구도로 인해 삼성전자보다 TSMC의 성장력과 꾸준한 매출이 확보되어 중단기적으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으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기술력이 발전하고 3 나노 미세공정이 필요한 기업들이 늘어나 소비층이 두터워질 것이고, TSMC가 애플을 주로 공정하기 때문에 다른 산업 및 기업의 주문에 빠른 대처가 안돼 낙수효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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